우유니 소금사막과 에두아르도 아바로아 국립공원을 2박 3일 코스로 돌아보는 투어는 남미 배낭여행자라면 반드시
거치는 코스이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와 칠레를 거치는 동안 볼리비아를 거쳐온 여행자들에게 이 투어에 대한 감상을 물어보면,
'괜찮았지만 너무 힘들다. 다시 간다면 한나절짜리 투어만 하겠다'는 의견도 꽤 많았기 때문에 어떻게 할지 꽤
고민이 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우유니 투어는 여행중에 했던 투어중 최고였다'라고 할 수 있다.
투어를 하는 2박 3일은 자연이 만든 온갖 색의 향연에 빠져있는 시간이었다.
해발 고도가 높아서 더욱 푸르게 보이는 하늘과 손에 잡힐듯한 구름, 푸르고 희고 붉은 호수들, 다양하고 묘한 빛깔
의 산들, 눈이 아프도록 하얀 소금사막, 그리고 새카만 하늘에 쏟아질듯한 수많은 별...
우유니와 에두아르도 아바로아 국립공원은 해발 3000~5000m의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미처 적응하지 못한 여행자
들에게는 아주 힘든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내가 방문했을 때는 봄이 한창이었음에도 밤에는 꽤 춥기 때문에
침낭에 이불까지 덮어야했다. 아마도 투어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여행자들은 추운 계절에 고산병으로 힘들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숙소에 남방기구 없다, 전등도 일찍 소등한다. 주위에 땔감조차 없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다.)
다행히 나는 고산지대에 적응을 잘하는 체질이었는지 전혀 어지러움이나 메스꺼움, 두통이 없었다. 평소보다 숨이
빨리 차고, 몸이 쉽게 지치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투어중에 식사는 숙소에서 하거나, 4륜구동 차에 실어온 음식을 운전사 겸 투어 가이드가 차려준다. 식사는 꽤 만족스
러웠는데 원래 가리지 않는 편인데다가 투어내내 몸을 움직여야하니 맛없을 수가 없었다.
[점심식사는 차를 세우고 대충 앉아서 식사를 한다.]
투어의 하일라이트는 우유니 소금사막이다. 온통 하얀 색이라 원근감이 없어지기 때문에 다들 재미있는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그런데, 인터넷이나 TV에서 너무 많이 봐와서 그랬는지 나에게는 좀 밍숭맹숭한 느낌이었다. 우기가 되면 얕게 물이
차서 하늘이 반영되기 때문에 신비롭고 멋진 경관을 연출한다는데 그렇지 않아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인 우유니 투어의 하일라이트는 새벽이었다. 소변이 급해서 따뜻한 잠자리에서 억지로 일어나 어두운 복도를
가로질러 화장실을 찾아야 했는데 그때 창밖으로 하늘을 보게되었다. 밖으로 나와서 추위에 떨며 올려다 본 하늘에는
어디가 은하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죄다 별이었다.
하늘과 땅이 구분이 안되는 어둠속에서 나 혼자 수많은 별을 보고 있었던 그 기분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 전에도 이집트나 칠레 사막, 파타고니아의 산장에서 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는 날씨가 그리 좋진
않아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드디어 우유니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날씨가 추운데다 똑딱이 카메라 밖에 없어서 그 별들을 찍지 못한게 두고두고 아쉬웠지만, 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오게되지 않을까.
우유니와 에두아르도 아바로아 국립공원은 신비로운 색으로 가득했다.
다른 베스트 여행지와는 구별되는 독특함이 있었고, 이번 여행에서 이와 유사한 곳은 가보지 못했다.
역시 남미를 찾는 배낭여행자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었다.
* 볼리비아 우유니에서 시작, 칠레 아따까마에서 끝나는 투어와 반대로 진행되는 투어가 있는데, 우유니에서 시작
하는 투어가 더 저렴하다고 한다.
나는 여정상 아따까마에서 우유니로 가는 투어였는데 아따까마에서 제일 저렴한 에이전시에서 당시 환율로 한화 13
만원 정도였다. 저렴했지만 숙소나 음식에 전혀 불만이 없었다.
대개, 아따까마에서 시작하는 투어는 15만원 전후, 우유니에서 시작하는 투어는 10만원 전후였는데, 칠레가 볼리비아
보다 물가가 훨씬 비싸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2박 3일동안 숙박, 식사, 교통을 모두 포함하는 투어로는 정말 저렴한 것이어서 나중에 다른 나라의 비싼
투어와 내내 비교하게 되었다.
* 우유니 투어는 2박 3일 프로그램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많이 하는 일반적인 프로그램일뿐이다.
* 2박 3일을 한대의 지프차에 1명의 드라이버와 6명의 승객이 같이하는 것이므로, 어떤 사람과 같이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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