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에는 북쪽 하노이와 남쪽 호찌민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으며 1800년 초부터 1900년대 중반까지 응우엔 왕조의 수도였기 때문에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많기 때문에 여행자 거리에 있는 현지 여행사를 통해 이 건축물들을 돌아볼 수 있는 일일투어를 다녀올 수 있다.
먼저 여행사 버스를 타고 후에 외곽에 있는 응우엔 역대 왕조의 무덤들을 다녀오게 되는데, 가장 유명한 왕들인 민망, 뜨뜩, 카이딘 왕의 무덤을 간다.(황제라고 하지만 왕이나 황제나 자기들이 붙이기 나름이라서 그냥 왕이라고 통일) 다녀온지 2년이 훨씬 넘은데다 사진만 보고 판단하기 어려워 어디가 어느 왕의 무덤인지 모르겠다. 다만, 왕릉이라고 해서 봉분만 크게 만들어 놓은게 아니라 공원처럼 잘 꾸며져 있다.
아래 카이딘 황제의 시신이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유일하게 기억나는 카이딘 황제의 능에는 그의 동상과 당시 사진, 기념품 등이 전시되고 있었다. 이 능은 다른 황제의 능과는 다르게 돌로 만들어진 신하들의 상과 유럽의 건축양식과 혼합된 독특한 건축물이어서 가이드의 자부심이 대단했다.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건축물과 비교했었는데 억지이긴 했지만 자신들의 건축물에 대한 자부심이 그만큼 큰 것으로 이해한다.
잠시 베트남 전통 무술을 공연하는 곳도 들른다. 날렵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멋지지만 중국 쿵푸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특별히 구매를 강요받지 않기 때문에 느긋하게 즐기고 박수치고 나서 약간의 공연료를 보태주면 된다. 원래 투어 프로그램에 없더라도 더위에 수고한 출연자들을 위해 편안한 마음으로 내어주자. 생각해보면 큰 돈이 아니니까 너무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다.
주요 황제의 능을 돌아보고 잠시 기념품을 파는 가게에 들른다. 호이안에서도 그렇고 향을 만드는 곳이 많은데 색색의 향을 모아놓은 모양이 꽤 다채롭다. 향은 시나몬 가루를 섞어서 만드는지 냄새가 향긋한데 여기도 마찬가지로 꼭 사야하는 것은 아니니 즐겁게 돌아보면 그만이다.
다음으로 들르는 곳은 투어의 하이라이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황궁이다. 자금성을 모방해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정말 구조나 모양이 작은 자금성과 비슷하다. 위 사진의 넓게 파인 해자(자금성의 해자에 비하면 작은 편이지만)를 건너 황궁으로 들어간다.
작은 해자를 다시 건너 내성으로 들어간다. 내성으로 들어가는 성문까지 자금성과 비슷하다. 내성 앞에는 며칠 뒤에 있을 축제를 위해 공연장을 짓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성 깊숙히 들어가면 역대 왕들의 위패가 모셔진, 우리나라의 종묘와 같은 곳이 나온다. 불과 150년 정도의 짧은 왕조였지만 13명이나 왕이 바뀐 것을 보면 몇몇 왕을 제외하면 왕권이 그리 강하진 못했던 것 같다. 재위 기간이 극히 짧았던 어린 왕의 위패를 보면 우리나라의 단종의 모습과 겹쳐졌다. 세계 어디나 비슷했던 권력지향적인 인간의 모습이 여기 베트남에서도 드러난다.
성의 절반은 아직 황폐한채 복구되지 않은 모습이다. 베트남 전쟁 당시에 후에는 지리학상 중간에 위치한 관계로 심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고 미군의 폭격에 의해 파괴되었다고 한다. 그때 파괴된 황궁은 봉건시대의 유산으로 복원에 관심을 두지 않아 한동안 방치되다가 최근에 복원작업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투어의 마지막은 후에에서 가장 큰 사원이라는 티엔무 사원이다. 사실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사원보다는 돌아오는 배 위에서 본 후에의 풍경과 하루종일 무더운 더위에 지친 몸을 식혀주던 바람이 더 기억에 남는다.
지금까지 봐왔던 동남아의 황톳빛 강물과는 다르게 후에의 강(흐엉 강이란다)은 우리가 봐 왔던 강물색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동남아의 강은 강수량이 많아서 그렇겠지만 강폭이 매우 넓고 수량이 많았다. 농작물이 잘 자라는 풍요로운 기후지만 이들의 삶은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 동남아를 여행한 두 달동안 쓴 돈을 많지 않았다. 그리 아껴가며 여행하진 않았지만 물가가 매우 싼 덕이었다. 동남아를 여행하면서 속지 않으려고 신경쓰고 스트레스 받으며 다니기 보다는 적은 돈이라면 팁이라 생각하고 속아주는 편이 여행하기에 편하다. 여기서 한두달 동안 머리 아프게 아껴봐야 유럽에서 한두번 실수한다면 그게 더 큰 손실이될테니.
후에에서 파는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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