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앙코르 와트가 있는 캄보디아의 시엠립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돈을 아껴야하는 배낭여행자들이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방콕에서 카지노에서 운영하는 버스를 타고 태국 국경까지 간 후, 태국 출국 검문소와 캄보디아 입국 검문소를 통화한 다음에 캄보디아 택시를 이용해서 시엠립까지 가는 것이다.
태국 국경에 있는 카지노에 가는 현지인들 틈에 섞여서 가는 것인데 아무리 배낭여행자들이 흔히들 이용하는 방법이라 하더라도 누가봐도 카지노에 가는게 아니라 처음에는 좀 멋적고 쑥스러웠는데 어차피 200밧 정도의 차비를 주고 가는거라 떳떳하게 가도 되는 것이었다.
캄보디아에 입국할 때는 비자를 받아야하는데 비자 받는걸 편하 해주겠다는 삐끼들이 웃돈을 요구하며 달라들지만 대꾸하지 않고 그냥 검문소에서 받으면 된다. 검문소를 통과해서 걸어나오면 자동차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시엠립 가자고 하면 가격을 불러대기 시작한다. 인터넷이나 여행책자에서 본 가격과 터무니 없다면 흥정을, 비슷하거나 조금 비싸다면 그냥 타면 된다.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동남아는 물가 변동이 심해서 본인이 찾은 정보가 며칠된 따끈한 정보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차이는 인정해야 여행자 스스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된다. 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구한 몇 년된 영문판 론리 플래닛을 가지고 다녔는데 최소한 돈에 대한 정보는 전혀 쓸모가 없었다.
[캄보디아 국경에서 시엠립으로 가는 택시안, 생각보다 택시가 멀쩡해서 다행]
태국에서도 방콕을 조금만 벗어나면 초라한 집들에 땟물과 먼지를 뒤집어 쓴 아이들을 보고 방콕의 휘황한 마천루와 비교되어 메우기 힘든 빈부의 격차가 마음을 불편하게 했는데 캄보디아로 넘어오니 흡사 태국은 선진국처럼 느껴진다. 이들의 아픈 역사와 중첩되어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도롯가 캄보디아의 들판과 마을]
시엠립은 캄보디아에서도 큰 도시는 아니지만 앙코르 와트 때문에 유지되는 도시이다. 크고 작은 호텔들과 배낭 여행자를 위한 저렴한 숙소가 넘쳐난다. 대부분 아랫층에 식당을 겸하고 있고, 속도는 조금 느릴지 몰라도 컴퓨터와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숙도들이 많이 있다.
[내가 묵은 숙소의 1층 식당, 대부분의 여행자 숙소가 레스토랑을 겸하고 있다]
동남아는 불편한 교통과 무더위와 벌레들로 힘들긴하지만 의외로 여행하기 편한 점도 몇 가지 있다. 저렴한 숙소와 음식은 앞에서 말했지만 또 한가지 중요한게 빨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숙소에서 직접 혹은 숙소 근처에 빨래를 해주는 곳들이 많이 있다. 더운 동남아에서 며칠만 빨래를 하지 않으면 옷이 곧 짐이 되는 배낭 여행자에게 이것은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점이다. 아침에 빨래를 봉지에 잔뜩 담아서 가져다주면 저녁에는 잘 개어진 따끈하게 마른 옷뭉치를 돌려받을 수 있다. 가격이 무척 저렴하다는 것은 덤이다.
시엠립의 숙소에서는 웃돈을 붙여서 앙코르 와트를 보는 동안에 타고 다닐 뚝뚝을 소개해준다. 시엠립과 앙코르 와트는 꽤나 거리가 있고 앙코르 와트만 본다면 모르겠지만 앙코르 톰은 당시 지구상 최대의 도시라 불릴만큼 거대한 도시이기 때문에 걸어다니면서 볼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팔팔한 이십대 여행자들은 자전거를 빌려서 다니기도 하지만 삼십대도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여행자는 의욕만 있을뿐 실행에 옮길 용기는 없었다. 숙소에서 뚝뚝을 예약하고 동네 마실겸 돌아다니다 저녁을 먹고오니 벌써 날이 어두워졌다. 캄보디아 맥주 몇 캔과 달콤한 열대 과일로 내 배낭여행에서 첫번째 국경을 넘은 오늘을 자축했다.(육로로 걸어서 국경을 넘은 것도 처음)
[처음 걸어서 국경을 넘은 기념으로 그럴듯한 레스토랑에서 시킨 캄보디아 음식]
[왼쪽 세개는 캄보디아 맥주, 무난하게 마실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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