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이 서른 여덟이라는 늦은 나이에 10여년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떠난 배낭여행...

언제부터 배낭여행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되었을까?

10살이 넘어서면서부터 TV에서 여행프로나 해외 다큐멘터리를 보면 '언젠가는 꼭 가보겠다' 생각을 했었던것 같다.  


첫번째 기회는 누구나 비슷하겠지만 대학생때였다.

88년 올림픽에 맞춰 해외여행이 자유화되었고 내가 대학생활을 하던 90년대에는 대학생들의 유럽 배낭여행이 이제

막 생기기 시작하던 시점이었다. 그러나, 방학동안 모은 아르바이트비를 다음학기 등록금과 생활비로 써버리는 일을 

반복하면서 결국 배낭여행의 꿈을 미뤄야했다.


두번째 기회는 첫번째 직장에서 퇴직하던 29살 무렵이었다.

얼마 안되는 퇴직금과 조금씩 모은 돈을 긁어모아 유럽행 비행기를 알아보 다녔는데 생각보다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고민하던 즈음, 아는 형님에게 단기간 일 좀 해볼 생각 없냐는 연락을 받고는 몇 달동안 자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으

로 계획을 잠시 미뤘으나, 프로젝트 기간동안 넣었던 회사 이력서가 통과하고 덜컥 입사하는 바람에 다시 계획은 

늦어지게 된다.


다른 사람들보다 늦은 서른살에 처음 해외에 나간 뒤로 출장이나 여행으로 여러번 다른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배낭여행 전까지 자유여행으로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폴, 태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코틀랜드 등을 다녔고, 출장으로 

중국, 미국, 영국, 러시아, 홍콩 등을 수차례 다녔었다.

짧게나마 해외에 나가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배낭여행에 대한 갈망은 오히려 더 커져갔고, 재작년(2011년) 여름에 

드디어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배낭여행을 하기에 서른 여덟이라는 나이는 적은 나이가 아니었고, 여행 후의 마땅한 계획도

없었기 때문에 희안하게 보는 사람들의 시선 또한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면서 살 것이 분명한 이상, 문제가 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 여행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지금... 저축한 현금은 모두 바닥을 드러냈으며, 취업을 위해 직장을 알아봐야하는 

처지이지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수없이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배낭여행을 실행에 옮긴 내 자신에게

 '잘했다' 라고 칭찬해주고싶다.


위에 쓴 것처럼 여행하는 동안 얻었던 것들은 글로,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다.(글솜씨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행하는 도중에 부족한 능력으로 뭔가 흔적을 남기느라 오히려 여행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체정리를 해오지 않았지만 지금은 나중에 내가 다시 돌이켜보고, 힘을 얻고, 되새겨 배우기 위해 부족하더라도 흔적

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계획중인 분들은 포기하지 마시기 바란다. 다른 사람의 블로그나 여행책자로 대리만족하지 마시고, 먼 미래의

계획이라도 세워두시면 좋겠다. 나이와 비용은 문제되지 않는다. 

바라면 언젠가는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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