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가까운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여행지에 대한 글을 남기려고 한다.

여러 여행지에 대한 감상을 한번에 적어내기는 어렵기 때문에 여행지 1곳씩 쓰게 되겠지만, 글을 올리는 순서가 

좋았던 순서는 아니다.


엘찰튼(El chalten, 아르헨티나)

남미여행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행자라면 파타고니(Patagonia)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파타고니아 지방은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남부지방에 거쳐 수많은 빙하와 아름다운 산과 호수, 거친 바람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파타고니아 여행의 중심도시로는 아르헨티나의 바릴로체, 엘찰튼, 우수아이아와 칠레의 푼타 아레나스, 푸에르토 

나탈레스 등이 있다.


이 글에서 설명할 엘찰튼은 아름다운 산봉우리를 볼 수 있는 당일 트레킹 코스가 많다. 그중에서도 잘 알려진 코스는

세로 또레(Cerro Torre)를 볼 수 있는 라구나 또레(Laguna Torre) 코스와 세로 피츠로이(Cerro Fitz Roy) 봉우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라구나 데 로스 트레스(Launa de los Tres)코스이다.

피츠로이 코스가 조금 더 험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캠핑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도착 후, 숙소를 잡고 바로 세로 

또레 코스를 트레킹하고 다음날 피츠로이 코스를 트레킹하는게 일반적이다.

캠핑을 하면서 아침에 피츠로이의 일출을 보고 세로 또레로 가는 경우도 많지만 9월의 엘찰튼은 나같은 캠핑초보

캠핑하기에는 너무 추웠다.


버스로 엘찰튼 가는 길, 정면에서 왼쪽이 또레, 오른쪽이 피츠로이 봉우리이다.

이 두 봉우리는 모두 3000m대로 거친 바위 봉우리이다. 특히, 피츠로이는 암벽등반가들에게 꽤 유명하다고 한다.

엘찰튼에 도착하면 먼저 마을 입구에 있는 공원관리소에서 레인저로부터 주의사항을 듣고나서 다시 버스를 타고

마을로 들어가게 된다.


1. 라구나 또레 트레킹

내가 엘찰튼을 찾았을 때는 이제 막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던 9월 중순이었기 때문에 여름에도 그리 따뜻하지 않은 

파타고니아 지방은 꽤 춥고 흐린 날이 많았지만, 이 날은 운 좋게도 며칠만에 날씨가 매우 좋았다. 

[Cerro Torre로 가는 트레킹 코스에서 마을을 막 벗어난 언덕에서 본 풍경]


[Laguna Torre에 도착해서 보이는 Cerro Torre]

2,3시간 정도 꾸준히 걸어가면 위의 사진처럼 호수 건너편으로 Cerro Torre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매우 맑은 날씨였음에도 봉우리에는 구름이 꾸준히 생기고 있어서 완전히 깨끗한 봉우리를 볼 수는 없었지만,

이 정도라도 무척 운이 좋았던 것이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 시기였기 때문에 아직 호수에는 두꺼운 얼음 덩어리들이 떠있고, 바람도 차가웠다.


2. 라구나 데 로스 뜨레스 트레킹

마을 윗쪽으로 트레킹을 시작한지 얼마안되서 만날 수 있는 경치이다. 

엘찰튼에서 트레킹을 하면서 찍은 멋진 봉우리 사진들 보다 이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보고 있으면 깨끗하고 차가운 바람이 가슴 깊숙하게 들어오며 말할 수 없이 상쾌했던 당시 기분이 떠오른다.


위 사진은 피츠로이로 가는 트레킹 코스에서 만나는 중간 전망대이다.

푸에르토 나탈레스나 엘 깔라파떼에서 당일 트레킹을 하게 되면 여기에서 돌아가야 한다.


이 숲을 지나고나서 피츠로이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마지막 1시간 가파른 산을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무릎 이상으로 빠지는 눈과 공원을 순찰하는 레인저의 걱정 반, 만류 반 섞인 이야기로 포기해야 했다.

먼저 올라가던 서양 여행자들도 모두 내려왔다.

아쉽게도 라구나 데 로스 트레스까지 가지 못했지만 여기까지 가면서 봤던 경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돌아오는 길에 봤던 Laguna Capri, 너무나 맑고 깨끗했다.] 



[눈은 쌓여서 빙하가 되고, 빙하는 내려오면서 산을 깎아 깊은 골짜기를 만든다.]


겨울(6~8월)은 당연히 그렇지만 9월도 파타고니아에서 트레킹을 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였다.

   그것은 얼마후, 토레스 델 파이네에서 뼈져리게 경험할 수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후에 자세히 적어보겠다.


※ 엘찰튼은 조그만 마을이지만 트레킹을 하기 위해서 오는 여행자를 대상으로하는 숙소나 레스토랑이 많이 있었다.

   그러나 9월은 그들에게 비수기이기 때문에 문닫은 곳이 상당히 많고, 작은 수퍼마켓에도 물건이 많이 부족하므로

   비수기에 여행할 경우에는 미리 장을 보고 엘찰튼으로 가는게 좋을것 같다.


엘찰튼에서의 트래킹은 멋진 봉우리와 맑고 깨끗한 호수, 운좋게 맑았던 날씨가 어우러져 나에게 너무나 좋은 기억으

로 남아있다.

게다가 트레킹 코스는 토레스 델 파이네에 비해 훨씬 수월하고 짧기 때문에 체력에 자신이 없는 여행자라도 파타고니

아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배낭여행하기 좋았던 지역과 나빴던 지역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이 글은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이견이 있는 분들이 이 글을 읽으시더라도 개인의 취향이라고 생각해주시기 바란다.

본인이 단기간에 겪고 느낀 것이므로 어떤 지역에서는 운좋게 좋은 사람들을 만났던 반면에 다른 지역에서는 운없게 불친절한

사람들만 만나게 되었을 수도 있다.


배낭여행하기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이 정했다.

- 물가 : 배낭여행자에게 여행지의 물가는 대단히 중요하다.

             아무리 훌륭한 자연과 볼거리가 있더라도 그림의 떡이라면...

- 볼거리 : 아름다운 자연, 훌륭한 예술품, 눈을 번쩍 뜨게 만드는 흥미로운 구경거리가 있다면 얼마든 오래 머무를 수 있다.

- 음식 : 개인적으로 음식은 여행을 흥미롭게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나라에서 맛보기 힘든 맛있는 음식을 먹을수 있다거나, 우리나라에서는 비싸서 먹기 힘든 음식을 마음껏 먹어볼

             기회도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다.

- 사람 : 현지인들의 친절함, 유쾌함, 따뜻함이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 여행자 : 같은 지역을 여행하는 다른 나라 여행자들의 인상


1. 동남아(타이,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 물가 : ★★★★★

                  여행자에게 숙소, 음식, 교통비로 고민을 안겨주지 않는다.

                  라오스, 베트남에서 1일 투어비는 점심을 포함하여 10불 내외였으며, 비싼 투어라 하더라도 2,3만원 선에서 모두 해결

                  이것은 배낭여행자 기준이며, 부유한 여행자를 위한 비싼 호텔과 음식, 쇼핑몰도 매우 많다.

                  방콕에는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BMW 등의 매장이 백화점내에 있으며, 명품 매장도 즐비하다.

                  실제로 동남아에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부를 가진 부자들도 많다.

     - 볼거리 : ★★★☆☆

     - 음식 : ★★★★★

                  동남아 음식은 어떤 지역보다 다양하고 저렴하다.

                  현지인들이 가는 맛있고 저렴한 식당들이 얼마든지 있다.

                  특히 태국이나 베트남 음식은 여행하는 도중에 우리나라 음식보다 더 자주 생각날 정도였다.

                  다만, 조금 지저분할 수 있고, 음식이 달고, 맵고, 짜기 때문에 민감한 여행자들에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 사람 : ★★★★☆

                   사람들의 대체로 친절하다.

                   동남아에서는 호텔 리셉션이나 관광 가이드 아니면 대개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눈빛과 인상으로 이방인에게 편안한 마음이 들게 했다.

                   특히, 라오스 사람들의 순박하고 친절한 마음씨는 오래오래 기억에 남았다.

                   하지만 어디나 관광객을 등쳐먹으려는 사람은 있으므로 과한 친절에는 마음을 놓지 않는게 좋다.

     - 여행자 : ★☆☆☆☆

                    동남아를 여행하면서 여행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받은 경우가 많다.

                    특히 무례하고 함부로 행동하는 서양 여행자들이 많으며, 일부 한국 여행자들도 우리나라보다 경제적으로

                    빈국이라고 해서 깔보고 무례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


2. 주로 서유럽

      - 물가 : ★☆☆☆☆

                   알고 있던대로 비싸다. -_-;;

                   특히 스위스는 빅맥세트가 1만 5천원에 육박하고, 보통은 현지에서 가장 저렴한 음식인 중국음식도 2만 5천원 내외.

                   교통비, 숙박비, 입장료 모두 비싸다.

      - 볼거리 : ★★★★☆

                   스위스의 알프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의 작은 마을과 해바라기와 밀밭, 이탈리아의 아시시, 그리스의 로도스가 

                   특히 인상적이었지만, 반복되는 비슷비슷한 성당, 건축물, 예술품과 도시 분위기에 차츰 지겨워졌다.

      - 음식 : ★★☆☆☆

                   우리가 서양음식에 익숙한 탓에 오히려 특이한 먹을거리가 별로 없다.

      - 사람 : ★★☆☆☆

                    대체로 친절하지만 받은 교육에 따른 친절함이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선천적인 순박함은 아니며, 종종 인종차별주의자도...

     - 여행자 : ★★☆☆☆

                     유럽에서는 다른 나라의 여행자들과 어울릴 일이 별로 없었다.
      
     ※서유럽에서는 스페인이 물가가 저렴하고 음식도 다양하며 사람들도 친절했다.

         다만, 스페인의 여름 태양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렬했다.


3. 남미(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페루)

      - 물가 : ★★★☆☆

                   국가별로 차이가 심하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비싸고, 칠레는 비슷, 볼리비아와 페루는 저렴하다.

      - 볼거리 : ★★★★★

                   국가마다 독특한 문화와 다양한 인종, 다양한 기후, 아름다운 자연으로 수많은 볼거리를  지니고 있다.

      - 음식 : ★★★☆☆

                   이웃하고 있는 국가들도 각각 다른 식문화를 가지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백인이 가장 많은 나라답게 서유럽과 비슷한 음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상급의 쇠고기와 와인을

                   말도 안되는 가격에 물릴때까지 먹을 수 있다.(지난 몇 년간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아직도 말도 안되는 가격)

                   브라질은 흑인 노예들로부터 발달한 독특한 음식을, 칠레에서는 게, 조개, 연어를 거의 공짜처럼 느껴지는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볼리비아와 페루는 남미에서 빈국에 속하는 만큼 다른 나라에 비해 좀 부족하다.

      - 사람 : ★★★☆☆

                   남미 사람들은 대체로 유쾌하고 친절했다.

                   특히 브라질 사람들이 그러했고, 볼리비아 사람들은 순박하고 수줍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불친절한 편이며, 칠레 사람들은 대체로 온순했다.

     - 여행자 : ★★★★☆

                   남미 배낭여행자들은 대부분 장기배낭여행자로 대체로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정보를 공유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들이지만 좋은 인상을 받은 여행자들이 매우 많았다.


4. 중남미(멕시코)

        - 물가 : ★★★★☆

                     숙소, 교통수단, 음식, 투어의 가격대비 품질이 훌륭하다.

        - 볼거리 : ★★★★★

                     박물관, 아즈텍, 마야 유적, 특이한 자연환경과 아름다운 카리브 해변

        - 음식 : ★★★★☆

                      멕시코에는 한국인들 입맞에 맞는 다양한 음식이 있으며, 해변에서는 해산물이 매우 저렴하다.

        - 사람 : ★★★★☆

                      유쾌하고 친절하다.

                      그러나 멕시코 시티나 국경도시에서는 위험한 경우를 만날 수도 있으니 항상 조심하는게 좋겠다.

        - 여행자 : ★★★☆☆

                     남미에서는 대부분의 호스텔들이 부엌과 거실을 두고 있으며, 거기서 여행자들끼리 많은 이야기를 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하지만 멕시코는 저렴하고 맛있는 길거리 음식과 레스토랑이 많아서 호스텔에 부엌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남미보다 여행자들끼리 어울릴 기회가 적었다.


5. 오세아니아(뉴질랜드 북섬, 시드니 근교)

        - 물가 : ★☆☆☆☆

                     유럽과 비슷하다.

                     배낭여행을 하기에는 너무 비싸다.

        - 볼거리 : ★★☆☆☆

                     오클랜드, 시드니 등 도시에서는 그다지 볼거리가  없고, 뉴질랜드 북섬에도 훌륭한 자연 경관이 없다.

                     훌륭한 자연경관은 대부분 뉴질랜드 남섬에 있으나 자금의 압박으 가지 못했다.

                     뉴질랜드의 바다, 시드니의 해변도 눈에 띌만큼 훌륭한 편은 못되었다.

                     호주의 아웃백이나 케언즈의 바다는 매우 훌륭하다고 하지만 아쉽게도 가보지 못했다.

        - 음식 : ★★★☆☆

                     현지 음식뿐만 아니라 타이음식, 스시 등 다양한 레스토랑이 있다.

                     다만 가격이 조금 비싼게 흠.

        - 사람 : ★☆☆☆☆

                     그다지 친절하지 않고, 영어를 자연스럽게 하지 못하면 무시하는 경향도 있다.

       - 여행자 : ★☆☆☆☆

                      패키지 혹은 단기 여행자들이 대부분이라 여행자들끼리의 어울릴 기회는 거의 없다.



장기배낭여행 자체가 처음 경험한 것이긴 하지만, 이번 여행으로 처음 경험한 것들을 적어보는 것도 나중에 보면 

소소한 재미를 주지 않을까 싶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몇 가지를 써봤는데, 나중에도 생각나는대로 추가하려고 한다.


- 머리 기르기

그러려고 했던건 아니었는데, 어느새 길어버린 머리가 생각외로 불편하지 않아서 그냥 기르게 되었다.

머리가 길면 매일 감지 않아도 되고, 추운 날씨에는 보온 효과도 있다. ^_^


                        초기                                              6개월 후                                        11개월후




- 버스 오래 타기(27시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바릴로체)

  버스 회사마다 걸리는 시간이 차이가 나는데 대체로 비싼 등급(Cama 혹은 Cama-Ejecutive)일수록 중간에 쉬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빨리 도착한다.

  내가 탄 버스는 예상시간이 24시간 정도라고 했으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막히는 바람에 27시간 소요되었다.

  한국에서는 30분만 더 걸려도 지겹고, 힘들지만 24시간에서 3시간정도 더 걸리는 것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른 글에서 남미 버스에 대해 쓸 계획이나 간략이 적는다면, 남미 버스의 비싼 등급은 비행기 1등석을 방불케하는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가격이 만만치 않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남미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나라라서 버스비도 만만치가 않다.

  일정이 빠듯한 여행자는 비용을 조금 추가하더라도 국내선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고, 버스를 이용할 때는 시내에 있

  는 에이전시에서 예매하는 것보다 터미널에서 직접 표를 사면서 할인을 네고하는게 좋다.

  현금으로 구매하는 경우, 버스회사에 따라 20%정도 할인이 가능했다.


- 비행기 오래 타기(13시간 30분, 미국 LA에서 뉴질랜드 오클랜드)


- 차 타고 가장 높이 올라간 고도( 우유니 투어중 해발 약 5000m)

 우유니 투어는 2박 3일동안 대부분 해발 3000~5000m에서 진행된다.

 가장 높은 지역은 해발 5000m에 가까웠다.

 사람에 따라 선호가 다르긴 하지만 나는 흔히 알고 있는 우유니 소금사막만 보는 1일 투어보다는 다양한 색깔의 

 호수와 산을 볼 수 있는 2박3일 투어가 너무 만족스러웠다.

 손에 잡힐듯 떠있는 구름과 푸르고, 붉고, 흰색의 호수들, 다양한 빛깔의 산들, 한밤중 화장실에 가다가 보게된 수많은

 별들은 평생 잊기 힘든 추억이 되었다.


- 걸어서 가장 높이 올라간 고도(페루 와라스에서 69호수 트레킹, 해발 3800m에서 시작, 4600m 도착)

   69호수의 물빛은 그전에 봐왔던 어떤 호수보다 오묘한 에메랄드 빛이었다.

   산꼭대기 빙하에서 녹은 물이 녹아서 폭포가 되어 바로 호수로 떨어진다.

   힘들게 올랐지만 그 보상은 충분히 되고도 남았다.

   고산지대에 적응이 되지 않은 사람들은 매우 힘들었다고 한다.(나는 고산병증세가 거의 없었다.)


- 가장 깊이 내려간 수심(이집트 후루가다, 스쿠바 다이빙 32m)

- 하루에 도보로 걸어간 가장 먼 거리(스페인, 까미노 데 산티아고, 32km)

- 교통수단 없이 걸어간 가장 먼 거리(스페인, 까미노 데 산티아고, 대략 250km)

  무리해서 걸은 결과, 태어나서 가장 큰 물집이 생겼다.  -_-


- 가장 높았던 기온(이집트 아스완, 섭씨 45도)

  에어컨이 없는 차에서 창문을 열어 놓으면 헤어드라이기를 최고로 세게 켜서 얼굴에 대고 있는 느낌이다.

  그때는 아직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이었음에도...

  숨이 턱 막힌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게되었다.


한국나이 서른 여덟이라는 늦은 나이에 10여년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떠난 배낭여행...

언제부터 배낭여행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되었을까?

10살이 넘어서면서부터 TV에서 여행프로나 해외 다큐멘터리를 보면 '언젠가는 꼭 가보겠다' 생각을 했었던것 같다.  


첫번째 기회는 누구나 비슷하겠지만 대학생때였다.

88년 올림픽에 맞춰 해외여행이 자유화되었고 내가 대학생활을 하던 90년대에는 대학생들의 유럽 배낭여행이 이제

막 생기기 시작하던 시점이었다. 그러나, 방학동안 모은 아르바이트비를 다음학기 등록금과 생활비로 써버리는 일을 

반복하면서 결국 배낭여행의 꿈을 미뤄야했다.


두번째 기회는 첫번째 직장에서 퇴직하던 29살 무렵이었다.

얼마 안되는 퇴직금과 조금씩 모은 돈을 긁어모아 유럽행 비행기를 알아보 다녔는데 생각보다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고민하던 즈음, 아는 형님에게 단기간 일 좀 해볼 생각 없냐는 연락을 받고는 몇 달동안 자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으

로 계획을 잠시 미뤘으나, 프로젝트 기간동안 넣었던 회사 이력서가 통과하고 덜컥 입사하는 바람에 다시 계획은 

늦어지게 된다.


다른 사람들보다 늦은 서른살에 처음 해외에 나간 뒤로 출장이나 여행으로 여러번 다른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배낭여행 전까지 자유여행으로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폴, 태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코틀랜드 등을 다녔고, 출장으로 

중국, 미국, 영국, 러시아, 홍콩 등을 수차례 다녔었다.

짧게나마 해외에 나가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배낭여행에 대한 갈망은 오히려 더 커져갔고, 재작년(2011년) 여름에 

드디어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배낭여행을 하기에 서른 여덟이라는 나이는 적은 나이가 아니었고, 여행 후의 마땅한 계획도

없었기 때문에 희안하게 보는 사람들의 시선 또한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면서 살 것이 분명한 이상, 문제가 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 여행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지금... 저축한 현금은 모두 바닥을 드러냈으며, 취업을 위해 직장을 알아봐야하는 

처지이지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수없이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배낭여행을 실행에 옮긴 내 자신에게

 '잘했다' 라고 칭찬해주고싶다.


위에 쓴 것처럼 여행하는 동안 얻었던 것들은 글로,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다.(글솜씨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행하는 도중에 부족한 능력으로 뭔가 흔적을 남기느라 오히려 여행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체정리를 해오지 않았지만 지금은 나중에 내가 다시 돌이켜보고, 힘을 얻고, 되새겨 배우기 위해 부족하더라도 흔적

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계획중인 분들은 포기하지 마시기 바란다. 다른 사람의 블로그나 여행책자로 대리만족하지 마시고, 먼 미래의

계획이라도 세워두시면 좋겠다. 나이와 비용은 문제되지 않는다. 

바라면 언젠가는 실현될 것이다.


          [페루 와라스의 69호수]                           [페루 이까 사막]                             [멕시코 툴룸 해변]


사람들마다 여행을 가는 목적이 다르다.

누군가는 버리기 위해서, 누군가는 가지기 위해서 간다.

하지만 버리기 위해서 갔다가 좋은 것들을 채우고, 가지기 위해서 갔다가 나쁜 것들을 비우고 온다.

그래서 여행자들은 생각지 못했던 선물을 얻어 돌아오고 다시 여행을 계획하는가보다.

1년 가까운 시간동안 나는 무엇을 버리고 어떤 것들을 채우고 왔는지, 잊어버리기 전에 기록해 놓고 싶은 이야기들을 

기록해 보려한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여기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여행 경로에 따라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지는 못할 것이다. 여행중에 남긴 내 기록이 미흡하기도 하고, 이런 점에서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훌륭한

블로거들이 많이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 느낌 위주로 두서없이 적게될 것이므로 혹시 이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은 개인의 감상정도로 봐주시면 좋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