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던 여행지를 정리하는 김에 기대이하였던 혹은 실망했던 여행지도 정리하려고 한다.

순전히 배낭여행자로서 받은 개인적인 생각과 느낌이니 글을 읽고 동의하지 않는 분이 있더라도 어쩔수가 없다.


내가 워스트 여행지로 꼽은 첫번째는 그리스의 유명한 휴양지 산토리니다.

산토리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여배우 손예진씨가 신인시절에 포카리스웨트 광고를 찍으면서 더욱 유명

진 곳으로, 사진에서 보면 짙푸른 에게해와 절벽에 눈부시게 하얀 집들이 어우러진 그야말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나도 직접 가보기 전까지는 그런 기대에 설레었었다.


[로도스에서 산토리니로 가는 페리에서 본 에게해]


산토리니가 나에게 워스트 여행지가 된 것은 아마도 기대가 너무 컷기 때문일거다.

직접 보기 전에는 하얀 집들이 절벽을 뒤덮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하얀 집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아, 여기가 아닌가보다. 좀 더 가면 사진에서 보던 그런 집들이 보이겠지'라고 생각했으나, 그게 끝이었다.


[집은 절벽위 일부분뿐이고 하얀 벽에 파란 지붕인 집은 몇 없다.]


내가 사진으로, TV 광고에서 보던 경치는 산토리니에서 극히 일부분이었다. 그마저도 그런 집들은 고급 호텔이나 

레스토랑이었던 것이다. 

베란다에서 에게해가 보이는 절벽위의 호텔들은 적어도 1박에 수십만원, 좋아보인다 싶으면 100만원을 가뿐하게 

넘어갔다. 물가도 배낭여행자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비쌌다.


닷새동안 산토리니의 골목골목을 보고 다녔지만 좁은 골목에는 넘치는 관광객들과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레스토랑이

나 악세서리 가게들이 대부분이었다.

산토리니는 크루즈 여행을 하는 유럽인들이나 신혼여행을 온 동양인이 가는 곳이란걸 알게되었다.


[이런 곳들은 대부분 값비싼 호텔이나 레스토랑]


[그래도 짙푸른 에게해와 깎아지른 절벽이 멋있긴 하다.]


[산토리니에서 본 석양은 정말 아름다웠다.]


[바다에서 본 산토리니. 흰 집들은 어디에 있냐고?]


산토리니는 충분히 아름다운 곳이긴 하지만, 꾸며진 관광지를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실망스러운 곳이었다.

그런줄 모르고 갔던 내 책임이 크기도 했고, 산토리니에 가기 직전 여행지였던 로도스가 너무 맘에 들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욱 그렇게 느끼게 되었던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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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페루)  (0) 201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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