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아레이를 처음 관측한 서양인은 제임스 쿡 선장과 그의 선원들이라고 한다. 황아레이가 있는 '브림만'이라는 이름도 이들이 여기서 낚시를 할 때 '브림'이라는 물고기가 많이 잡혀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뉴질랜드를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이름이 '제임스 쿡'이었다. (남미에서 시몬 볼리바르나 호세 산 마르틴처럼 어느 도시를 가도 제임스 쿡이라는 이름이 꼭 등장했다.) 오세아니아와 남태평양 일대를 탐험한 영국의 유명한 탐험가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위키백과에서 찾아본 이 사람의 항해가 실로 만만치 않았다. 제임스 쿡으로 인해 더 이상 미지의 땅(유럽인들 기준으로)이 남지 않게 되었고 대항해시대는 막을 내리고 식민지주의와 제국주의가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고 한다. (위키 참조) 그런 역사와는 상관없이 황아레이에서의 이튿날도 아무 계획없이 이곳저곳 발길 닿는대로 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새벽에는 또 비가 내렸는지 바닥이 젖어있었지만 다행히 더 이상은 내리지 않았다. 선착장에서 여러가지 요트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요트들 사이로 뭔가 지나가는게 보였다. 자세히 보니 남자 둘이 바다쪽으로 튜빙을 하고 있었다. 요트들 사이로, 그닥 깨끗해 보이지 않는 물에서 그다지 튜빙을 하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도 둘은 꽤나 즐거워 보였다.




튜빙하는 사람을 따라 바다쪽으로 걷다보니 작은 보트를 타고 있는 노인 커플을 보게 되었다. 보트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개 한마리가 타고 있었는데 할아버지는 뒤편에 편안히 기대어 유유자적하고 있고 할머니가 노를 젓고 있었다.





황아레이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는 숙소의 정원, 사람 손길을 무척 좋아하는 늙은 리트리버 '세이지'(이름이 생각났다.), 우아한 고양이들 밖에 없다. 황아레이가 계획하고 간 곳이 아니기도 했지만 비단 황아레이의 문제가 아니라 뉴질랜드 북섬에 더 이상 흥미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뉴질랜드 여행계획을 세울 때 무리가 되더라도 남섬으로 내려가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대신 뉴질랜드의 대형매장(PAN'n SAVE)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저렴하고 신선한 유제품과 과일들이 쌓여있고, 갖가지 빵과 머핀들이 우리나라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뉴질랜드 북섬 여행은 클라이막스 없이 그대로 막을 내렸다. 이제 오클랜드로 돌아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호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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