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진 것처럼 이스탄불은 지리학적으로 동양과 서양을 나누는 경계이며 콘스탄티노플이라 불리던 동로마제국의 수도로, 동로마제국이 오스만 투르크에 멸망한 이후로는 이스탄불로 세계에서 가장 큰 권력의 중심이었던 도시중 하나이다.


처음 여행을 계획할 때에는 방콕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가려는 계획은 아니었다. 이집트 카이로로 들어가서 요르단, 시리아를 거쳐 터키에 들어온 후, 유럽으로 가려는 계획이었다. 여행 경로를 짜기도 쉬웠고 시리아와 요르단에서 

보고 싶은 것들도 많았다. 하지만 출발을 얼마 앞두지 않아서 중동정세가 어지럽더니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했고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이리저리 열심히 궁리한 결과 터키 이스탄불로 들어가서 그리스 에게해의 섬들을 거쳐 아테네로 가기로 했다.


터키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조사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이스탄불에서 실망한 나머지 괴레메, 파묵칼레와 같은 몇몇 도시만을 둘러보고 여행을 마치게 되었다. 작년에 오소희 작가가 아들과 터키를 여행한 에세이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를 보고 터키의 곳곳을 좀 더 깊게 여행하지 못한게 아쉬웠다.


터키경로.tiff

터키 여행경로(이스탄불-괴레메-파묵칼레-보드룸)


오후 해가 기울어질때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공항에 내렸다. 4월 이스탄불의 날씨는 선선했다. 두 달동안 더위와 씨름하다 몇 시간만에 갑자기 선선해진 날씨, 다른 생김새의 사람들을 마주하니 약간 마음이 긴장되었다. 지하철과 트램을 번갈아 타고 이스탄불의 중심가인 탁심과 멀지않은 곳에 예약한 숙소를 찾았다. 하늘은 어둑해져가는데 인터넷에서 캡쳐한 지도로는 숙소를 도통 찾을 수가 없었다. 현지인들에게 묻기를 수차례, 근처를 모두 뒤진 다음에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이스탄불의 지하철은 아담하고 나름 깨끗하다.


숙소에 배낭을 던져놓고 늦은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큰길에는 비싸보이는 레스토랑밖에 없어 점점 골목으로 들어가니 우리가 흔히 '케밥'이라 부르는 고기와 야채를 전병에 돌돌만 그 음식을 파는 곳이 나왔다. 주문을 하니 얼마남지 않은 고기를 베어 음식을 만들어줬다. 동남아에서 저렴한 가격에 배부르게 먹던 습관에 길들여져 배도 안차고 가격은 엄청 비싸게 느껴졌다. 투덜투덜대며 대충 밀어넣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도 인터넷에 올려놓은 사진만큼 깨끗하지도 싸지도 않았다. 게다가 날씨는 쌀쌀해서 여행중 처음으로 침낭을 꺼내덮어야했다. 이스탄불의 첫인상은 '비싸다'와 '춥다'였다. 사실 동남아가 아니라 스위스나 스칸디나비아에서 왔다면 '싸다'와 '따뜻하다'였겠지만 느낌은 상대적인 것이니...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