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보르게세 미술관에 다녀오는 것이었다. 예전에는 예약제가 아니었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보니 그 사이에 예약제로 바뀌어 있었다.
보르게세 미술관은 보르게세 추기경이 소장한 미술품들을 그의 저택이었던 곳에서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개인 소장품이긴 하지만 교황의 사촌이었고 막강한 권력을 가졌던 인물답게 작품의 수나 중요도에서 로마에서 바티칸 박물간 다음가는 미술관이라고 한다.
특히, 보르게세 미술관에서 중요한 작품은 베르니니의 조각들이다. 베르니니는 회화작품도 남겼지만 특히나 조각 작품이 유명하다. 17세기 바로크 양식의 거장인 베르니니는 20대 초에 이 걸작인 조각품들을 완성했는데 교황의 총애를 입은 나머지 본인은 조각가의 삶을 살고자 했으나 교황이 주는 수많은 미션들을 완수해야 했다고 한다.
보르게세 미술관에 전시된 베르니니의 작품중에서 특히나 유명한 작품이 '아폴론과 다프네', '페르세포네의 납치', '다비드'이다. 이들 조각상 앞에는 숨을 멈춘채 거의 미동도 없이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다. 크기가 거대하거나 장엄하진 않지만 돌로 가능한 표현력의 극치가 아닐까 싶을만큼 보는 사람을 감탄하게 하고 경외감마저 생기게 한다.
아쉽게도 이날 찍은 사진들은 모두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여행이 길어지고 찍은 사진이 늘수록 정기적으로 꼼꼼하게 정리를 해야 하지만 가끔 몰아서 하다보면 어디까지 백업을 했는지, 정리를 했는지 잊어버리고 이런 실수를 하게 된다.
아래 조각상들의 사진은 위키피디아에서 퍼온 것이다.
아폴론과 다프네(출처, 위키피디아)
퍼온 사진도 상태가 썩 좋지 않아서 조각의 세밀한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아폴론이 다프네를 잡는 순간, 다프네의 바램이 이루어져 월계수로 변하기 시작한 모습을 조각한 것이다. 다프네의 다리는 나무껍질로, 머리카락과 손은 나뭇가지와 나뭇잎으로 변하고 있다.
페르세포네의 납치(출처, 위키피디아)
지옥의 개들을 데리고 온 플루토(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납치하기 위해 들어올리고 있다. 페르세포네의 표정과 벗어나기 위해 힘이 들어간 발가락, 힘을 준 플루토의 손가락이 페르세포네의 살을 파고드는 표현까지 보고 있으면 감탄이 나온다.
다비드(출처, 위키피디아)
가장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에 비해 아름답지는 않다. 하지만 돌을 던지는 생동감이나 표정은 베르니니의 다비드 상이 훨씬 사실적이다.
미술품은 실제로 작품을 볼 때와 이미지로 볼 때 느낌이 생각보다 더 크게 다르다. 특히나 가장 인기있는 화가 고흐의 작품은 이미지로는 두텁게 채색된 물감의 질감이나 힘이 잘 느껴지지 않아서 실제 작품을 보면 훨씬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된다. 평면적인 회화작품에 비해 조각작품은 비할 바가 아니다.
20대 초반에 이미 이런 걸작을 남겼던 베르니니가 조각가로 계속 활동을 했었다면 우리는 훌륭한 작품들을 훨씬 더 많이 볼 수 있었을 것이고 로마 시내의 모습도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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