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치앙마이에 올 때 해보고 싶었던 것들 중 하나가 1일 요리교실이었다. 치앙마이에는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타이  음식을 만들어 보는 요리교실이 여러군데 있어서 요리에 관심있고 일정에 무리가 없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자신이 만든 음식들은 자기가 먹기 때문에 참여하는 비용이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예약한 시간에 요리교실에 도착하면 먼저 위에 있는 메뉴를 보여주고 종류별로 그날 자기가 만들어보고 싶은 요리를 선택한다. 나는 팟타이, 스프링롤, 똠양, 스티키 라이스와 망고, 그린 커리를 선택했다. 그리고는 그날 요리 교실에 참여한 사람들을 데리고 정원에 나가서 타이 요리에 사용되는 여러가지 허브나 향신료를 보여주고 냄새를 맡거나 맛을 보게했다.





타이 요리에 사용되는 여러가지 국수들. 종류가 매우 많다.



쌀도 품종별로 매우 다양한 종류를 팔고 있었고 간단히 설명까지 해줬다.



쏨땀을 만들때 절구통에 찧어 넣는 발효된 게. 일반적인 쏨땀에는 넣지 않는다.


다음에는 바로 요리를 시작하는게 아니라 근처 시장으로 가서 타이 요리에 사용되는 여러가지 식재료(국수, 쌀, 피시 소스, 젓갈 등등)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요리하는 법만 배우는게 아니라 타이의 식문화에 대해 알게되는 좋은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 교실로 돌아오면 그 사이에 만들 음식의 식재료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식재료 준비도 하나하나 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시간상 어려울뿐만 아니라 칼질이 서투른 사람도 많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주었다. 맨처음에는 상추에 여러가지 야채나 향신료를 싸서 소스를 넣어 먹어보게 하는데 왜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다.


준비된 팟타이 재료 들



먼저 요리 선생님이 시범을 보여주고나서 그걸 따라 만들어보는 순서로 진행되는데 커리를 제외하고는 재료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금방 만들 수 있다.


나의 첫번째 타이요리, 팟 타이


 이어서 만든 쏨땀. 우리나라의 김치같이 한번 길들여지면 중독성이 강하다.


그린 커리를 만들 재료



커리는 그린, 레드 등등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향신료들을 직접 절구에 넣고 찧어서 페이스트를 만든다. 커리를 좋아하지만 매번 만들어진 가루형태의 커리만 먹다가 직접 만들어보니 신기하고 재밌었다.


커리 만드는 시범을 보여주는 중


만들어진 요리들. 왼쪽 위가 그린 커리, 왼쪽 아래가 똠양이다.


요리 교실은 즐거웠다. 원래 요리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외국 음식을 만들어보고 직접 만든걸 먹는게 색다른 체험이었고, 외국인들과 어울려 그 나라의 식문화를 배우는 것도 재밌었다. 요리 교실이 끝나면 그 날 만든 음식들의 레시피가 적힌 간단한 책자를 준다.


저녁에는 어제 먹었던 그 바베큐를 사러 다시 시장으로 갔다. 오늘도 어김없이 사람들이 잔뜩 몰려 있었고, 아들처럼 보이는 남자 셋은 부지런히 고기를 굽고 아주머니는 큼직한 칼로 고기를 자르고 비닐에 담고 있었다.






삼겹살과 똑같은 부위를 구운 것과 돼지 갈비, 곱창까지 실컷 먹을 양을 사도 우리 돈으로 몇 천원 되지 않는다. 거기에 쏨땀과 시원한 수박주스나 망고주스까지 곁들이면 어떤 값비싼 음식보다 맛있는 한 상이 차려진다.



이제 치앙마이에서의 일정도 얼마 남지 않았다. 생각 같아서는 치앙마이에서 가까운 빠이나 치앙라이에서 좀더 머물고 싶었지만 미리 예약해 놓은 비행기 날짜도 다가오고 있었고 두 달동안 더운 곳을 여행하다보니 덜 더운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떠나고 나야 좋았던 것을 더 실감하게 되는 법이라 그 뒤로 물가가 비싸거나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는 곳에서는 항상 동남아에서 여행했을 때가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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