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토에서 포지타노, 아말피를 거쳐 살레르노에 이르는 해안도로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여행자들에게 무척 잘 알려진 곳이다. 소렌토에서 버스를 타고 포지타노를 거쳐 아말피까지 하루 코스로 다녀 올 수 있다. 여행하기 수년 전부터 많은 여행잡지나 TV프로에서 충분히 봤음에도 불구하고 해안도로를 달리며 본 풍경은 충분히 감탄할만했다.
사실 가기 전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많은 매체에서 이 곳을 설명하는 미사어구가 '이탈리아의 산토리니'였기 때문이다. 여행전에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지만 산토리니에서 실망했기에 크게 끌리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돌아올때는 당일치기로 스쳐지나야하는 것이 아쉬웠고, 이곳에 숙소를 잡고 머무르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이 곳의 사진들은 대부분 버스 안에서 찍은 것들이라 차창에 빛이 반사되기도 하고 창에 묻은 먼지 때문에 색이 뿌옇다. 정말 짙은 원색 그대로의 풍경을 담아내지 못한게 너무 아쉽다.
어떻게 이런 곳에 도로를 만들었을까 신기할 정도로 어떤 곳은 절벽을 깎고 어떤 곳은 메우고 다듬어서 절벽 굽이굽이 도록 나있다.
초반에는 절벽으로 난 해안도로를 달리며 절벽과 바다의 풍경에 감탄하게 된다. 똑같은 풍경이 계속되어 지루할 즈음 멀리 마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포지타노와 몇 개의 마을을 그대로 지나 중간에 내리지 않고 아말피까지 한 번에 가기로 했다.
지난번에도 비슷한 내용을 쓴 것 같은데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들 중에는 개를 데리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다. 휴가기간동안 비용과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가족처럼 살고 있는 반려견들과 같이 여행을 다니는 것이다. 대신 이 반려견들은 사람들과 같이 지내기 위한 교육을 상당히 많이 받는 듯하다. 버스안에서 소리를 내거나 큰 몸짓조차 하지 않고 인내한다. 혹시라도 개가 불편한 내색을 보이면 주인이 얼른 달래고 다독인다.
위 사진의 나이가 꽤 들어보이는 중년 남성도 도착할 때까지 자리에 앉지 않고 내내 개와 함께 계단에 함께 앉아있었다. 함께 여행한다는 것은 성인들끼리, 친구들끼리도 큰 어려움이 따르는 일인데 이들은 어린 아이들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을 해낸다. 여행과 생활을 굳이 나누지 않는 것 같다.
반대로 버스에 탄 승객들 중 개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누구하나 불평하거나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 아이를 싫어한다고 아이와 함께 타지 않겠다고 할 수 없듯이 반려동물을 누군가의 가족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조차 버스 승차를 거부당하곤 하는 우리나라도 빨리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물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부터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될 것이다.
소렌토에서 아말피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이런 곳에 마을이 있을까 싶은 곳곳에 여러 마을들이 있었다. 더구나 절벽 윗부분만 집들이 있는게 아니라 해안까지 집들이 빽빽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관광으로 살아가는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절벽 곳곳에 밭과 과수원들이 경작되고 있었다.
드디어 아말피에 도착했다. 아말피는 한때 피사, 제노바, 베네치아와 함께 중세시대 초기 지중해 무역의 중심이었던 역사 깊은 도시이자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도시이다. 그런 도시답게 도시의 규모나 크기에 비해 오래된 성당과 수도원이 많다.
9세기경 건설되었다는 안드레아 대성당
아말피 광장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짧은 시간에 아말피를 둘러볼 것인지, 해변에서 바다를 보고 해수욕을 할 것인지 고민했고 결론은 해변에서 느긋하게 쉬기로 했다. 하지만 이 곳의 지리적인 특성상 규모가 작은 해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그다지 느긋하게 쉴 수는 없었다. 오후 느지막하게 소렌토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포지타노 혹은 알려지진 않았지만 해안가 작은 마을에서 하루이틀 정도 머무르면서 이 곳을 둘러봤으면 좋았을 걸하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후, 나폴리 민박집에서 만난 오토바이로 여행하던 친구는 이 곳을 오토바이로 지나오면서 해변에서 이탈리아 친구들과 수영을 하고 점심을 대접받기도 했다고 한다. 운전에 자신있고 해외에서 운전이 꺼려지지 않는 여행자라면 차를 렌트해서 맘 가는대로 다니며 며칠 이곳에서 머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세계여행(2012년) > 유럽/중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폴리 고고학박물관, 그리고 아시시로... (0) | 2014.12.29 |
---|---|
폼페이 유적, 나폴리 (0) | 2014.12.28 |
소렌토에서 당일치기, 아름다운 카프리 (2) | 2014.12.26 |
나폴리를 거쳐 소렌토로... (0) | 2014.12.26 |
로마에서 마지막 일정, 보르게세 미술관 (0) | 2014.12.26 |